연말에 남은 예산으로 AI 파일럿을 집행할 때 — 계약·검수·지급 일정 역산

연말 예산 집행으로 AI 파일럿을 하려면 계약일보다 검수 완료일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결산 마감에서 지급·검수 기간을 거꾸로 빼는 법, 연내에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일정이 밀릴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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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남은 예산으로 AI 파일럿을 집행할 때 — 계약·검수·지급 일정 역산

남은 예산으로 연내에 AI 파일럿을 마치려면 계약일이 아니라 검수 완료일부터 정해야 합니다. 결산 마감(회계 연도를 닫고 장부를 정리하는 날)에서 지급 처리 기간을 빼면 검수를 끝내야 하는 날이 나오고, 거기서 검수에 드는 날수를 빼면 파일럿이 실제로 돌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나옵니다.

10월 하순, 재무팀에서 부서별 예산 잔액표가 내려옵니다. 정보시스템 항목에 쓰지 않은 금액이 남아 있고, 팀장은 「올해 안에 AI 쪽으로 뭐라도 해 볼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기획팀 담당자가 공급사 세 곳에 연락해 보니 모두 「11월 중순 착수면 가능하다」고 답합니다.

착수 날짜만 보면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올해 예산으로 돈이 나가려면 착수가 아니라 지급이 올해 안에 끝나야 하고, 지급 앞에는 검수가, 검수 앞에는 납품이 있습니다. 착수일이 같아도 이 세 날짜가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연내 집행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도입 비용과 예산 편성을 실무 순서로 정리하는 일을 맡으면서, 제가 늘 따로 떼어 적는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편성은 승인받는 날짜에서 거꾸로 세고, 집행은 돈이 실제로 나가는 날짜에서 거꾸로 센다는 것입니다. 연말 잔액을 쓰는 일은 뒤쪽에 속하므로, 기준점은 결재 날짜가 아니라 지급 날짜입니다.

연말 예산 집행에서 가장 먼저 정할 날짜는 무엇인가요?

검수 완료일입니다. 계약·착수·검수·지급 네 날짜 가운데 올해 예산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를 실제로 가르는 것은 지급이고, 지급은 검수가 끝나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네 단어를 짚어 두겠습니다.

  • 계약: 회사와 공급사가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에 하기로 서명하는 날입니다. 그 앞에 사내 결재(품의)가 있습니다.
  • 착수: 공급사가 실제 작업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우리 쪽 자료와 접속 권한이 넘어가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검수: 계약서에 적은 결과물을 받았는지 우리 쪽이 확인하고 서명하는 절차입니다. 이 서명이 담긴 문서를 검수 확인서라고 부릅니다.
  • 지급: 공급사가 청구서와 세금계산서를 보내면 회사가 결재를 거쳐 돈을 보내는 날입니다.

순서는 바꿀 수 없습니다. 사내 규정이 지급 조건으로 검수 확인서를 요구하는 회사라면, 검수가 12월 마지막 주로 밀리는 순간 지급은 해를 넘깁니다.

국가 계약은 이 순서를 법령으로 적어 둡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8조는 계약 대가를 검사를 완료한 뒤 계약상대자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고, 당사자 합의로 5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한을 늘리는 특약을 둘 수 있게 하며, 이 기간에서 토요일과 공휴일을 빼도록 정합니다. 민간 회사에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지만, 같은 자리를 사내 지급 규정과 계약서가 채웁니다.

네 날짜는 결산 마감에서 어떻게 거꾸로 나오나요?

마감에서 한 칸씩 빼 나갑니다. 회계 연도가 12월 31일에 끝나는 회사를 예로 들면, 연말 마지막 지급 결재 마감 → 공급사 청구 서류 접수 마감 → 검수 완료 → 공급사 납품 → 착수 → 계약 순으로 날짜가 앞으로 당겨집니다.

아래는 2026년 달력에 맞춘 가상 일정입니다. 특정 회사의 규정이 아니며, 사내 마감일은 재무팀이 정한 날짜로 바꿔 넣어야 합니다.

마감선가상 날짜이 날짜를 정하는 곳넘기면 생기는 일
회계 연도 마감12월 31일(목)회사 정관·회계 정책올해 예산 잔액 소멸 또는 이월 절차
연내 지급 결재 마감12월 23일(수)재무팀 연말 일정지급이 다음 해로 넘어감
청구서·세금계산서 접수 마감12월 21일(월)재무팀·공급사지급 결재에 올라가지 못함
검수 완료(검수 확인서 서명)12월 18일(금)현업 검수자청구 자체를 받을 수 없음
공급사 납품·검수 요청12월 11일(금)공급사검수 5일이 확보되지 않음
착수11월 16일(월)공급사·우리 쪽 자료 준비수행 기간이 20일 아래로 줄어듦
계약 체결11월 13일(금)법무·구매착수가 밀림

이 가상 일정에서 공급사가 실제로 일하는 기간은 11월 16일부터 12월 11일까지 근무일 20일입니다. 10월 26일(월)부터 연내 지급 결재 마감인 12월 23일까지 남은 근무일은 43일인데, 그중 20일만 파일럿에 쓰입니다. 나머지 23일은 계약 전 준비와 품의, 검수, 청구 서류, 지급 결재가 가져갑니다. 12월 24일부터 31일까지의 근무일은 지급 결재가 닫힌 뒤라 이 계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표의 첫 줄에 나오는 이월은 올해 쓰지 못한 예산을 다음 해로 넘겨 쓰는 절차를 말합니다. 이월을 허용하는지, 허용한다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는 회사 규정마다 다릅니다. 잔액이 12월 31일에 그냥 사라지는 회사와 이월 신청으로 넘길 수 있는 회사는 같은 잔액을 두고도 판단이 달라지므로, 이 한 가지는 일정을 짜기 전에 재무팀에 먼저 물어 둡니다.

거꾸로 세어 보면 「11월 중순 착수면 가능하다」는 공급사의 답이 무엇을 전제로 했는지도 보입니다. 그 답은 공급사 쪽 작업 기간을 기준으로 나왔고, 우리 쪽 검수 5일과 지급 서류 기간은 그 답에 들어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네 날짜 사이에는 어떤 기간이 숨어 있나요?

일정표에 이름이 잘 오르지 않는 서류 기간 네 가지가 있습니다. 네 가지 모두 우리 회사 안에서 생기는 기간이라, 공급사 견적서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첫째는 계약 전 품의 기간입니다. 사내 결재선이 팀장·본부장·재무 세 단계라면, 결재자 한 명이 출장만 가도 서명이 며칠 밀립니다. 금액 기준에 따라 구매팀의 업체 등록이나 비교 견적 요구가 붙기도 합니다. 처음 거래하는 공급사라면 사업자등록증, 통장 사본, 보안 서약서 같은 거래처 등록 서류를 받아 전산에 올리는 일까지 이 기간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착수 전 준비 기간입니다. 파일럿에 쓸 자료를 공급사에 넘기려면 보안 담당의 검토가 필요한 회사가 있고, 사내 시스템 접속 계정을 발급하는 데도 날짜가 듭니다. 이 기간이 계약 다음 날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착수일이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

셋째는 검수 기간입니다. 검수자가 결과물을 열어 보고, 정한 조건대로 도는지 확인하고, 모자란 점을 공급사에 돌려보내고, 고친 것을 다시 보는 데까지 걸리는 날입니다.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하면 이 기간은 두 번 돕니다.

넷째는 청구에서 지급까지의 기간입니다. 연말에는 재무팀이 결산 준비로 지급 결재를 평소보다 이르게 닫는 회사가 있어, 평소 일정으로 계산하면 마감을 놓칩니다.

네 기간은 재무·구매·보안·현업 네 부서에 하나씩 물어 확인합니다. 재무에는 연내 지급 결재 마감일, 구매에는 거래처 등록과 계약 검토에 드는 날수, 보안에는 자료 반출 검토 기간, 현업에는 검수자의 12월 일정입니다. 네 답이 모이면 앞의 표에 적어 둔 가상 날짜를 우리 회사의 실제 날짜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질문을 10월에 끝내 두면 11월에 날짜가 흔들려도 어느 칸이 밀렸는지 바로 보입니다.

계약 전 3주 동안 우리 쪽은 무엇을 끝내야 하나요?

가상 일정에서 10월 26일(월)부터 계약일 11월 13일까지는 근무일 15일입니다. 이 기간에 우리 쪽이 끝내야 할 일은 공급사를 고르는 일보다 파일럿에 넣을 재료를 모으는 일이 더 큽니다.

  • 파일럿에 쓸 업무 하나와 그 업무의 담당 부서를 정한다.
  • 시험에 넣을 자료를 뽑고, 이름·연락처 같은 개인정보를 지운다.
  • 결과를 판단할 기준표(예: 후속 할 일 4종의 이름과 정의)를 현업과 합의한다.
  • 검수자와 대리 검수자를 정하고 12월 일정을 받아 둔다.
  • 재무팀에서 연내 지급 결재 마감일과 이월 규정을 확인한다.

다섯 가지 가운데 셋째가 가장 오래 걸립니다. 같은 회의록을 두고도 무엇을 후속 할 일로 볼지가 담당자마다 다를 수 있어, 합의에 회의가 두세 번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기준표가 없으면 공급사는 자기 기준으로 결과를 만들고, 검수자는 12월에 그 결과를 처음 보며 맞는지 틀리는지를 새로 정해야 합니다.

기준표를 10월에 만들어 두면 계약서의 검수 항목이 저절로 구체적이 됩니다. 검수 항목 1·2번의 숫자와 이름이 모두 이 표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연내 검수로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내 검수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계약한 결과물을 받았는가입니다. 그 결과물이 업무에 효과가 있었는가는 연내 검수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두 질문을 한 날짜에 묶으면 연말 일정이 무너집니다.

효과를 보려면 실제 업무에 붙여 몇 주 이상 써 봐야 합니다. 12월 11일에 납품받은 파일럿을 12월 18일까지 효과로 판정하려면, 일주일 사이에 현업이 쓰고 숫자를 모으고 판단까지 내려야 합니다. 그 일주일에 현업 담당자가 파일럿에 시간을 낼 수 있는지부터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12월의 업무 자체도 평소와 다릅니다. 영업 회의록을 다루는 파일럿이라면 12월 회의에는 연간 계약 갱신과 휴무 일정 협의가 몰릴 수 있고, 그 몇 주의 숫자로 1년 치 효과를 가늠하면 판단이 한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효과를 보는 기간은 업무가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 1월 이후로 잡는 편이 숫자를 읽기 쉽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서 두 가지를 갈라 적습니다.

구분연내 검수 항목다음 해 판정 항목
묻는 것약속한 결과물이 약속한 조건으로 도는가업무에 붙였을 때 계속 쓸 가치가 있는가
확인 방식정해 둔 시험 입력으로 돌려 보고 결과를 기록실제 업무 기록으로 몇 주간 사용량·수정 시간을 모음
확인하는 사람계약서에 이름을 적은 검수자본도입을 결정하는 결재선
대금과의 관계이 항목의 통과가 지급 조건지급 조건에 넣지 않음

효과 판정을 대금 조건에서 빼면 공급사 쪽 부담이 줄고, 우리 쪽은 서두르지 않고 판정할 시간을 법니다. 연말 서명에 끌려가지 않으니, 1월의 실제 업무 기록으로 계속 쓸지를 따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파일럿이 끝난 뒤 본도입을 어떤 값으로 가를지는 파일럿 기록으로 본도입을 가르는 판정표에서 다뤘습니다.

반대로 검수 항목이 「업무 효율 개선 확인」처럼 효과를 묻는 문장으로 적히면, 12월에 아무도 그 문장에 서명할 근거를 갖지 못합니다. 서명이 미뤄지면 지급이 미뤄지고, 지급이 미뤄지면 연내 집행이 무산됩니다.

AI 파일럿 계약서의 검수 항목은 어떻게 적나요?

검수자가 12월 한 주 안에 예·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문장으로 적습니다. 문장마다 무엇을 넣어서 무엇이 나오면 통과인지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주간 영업 회의록을 읽어 거래처별 후속 할 일 목록을 만드는 파일럿을 하나 세워 보겠습니다(가상 시나리오이며 특정 고객사 자료가 아닙니다). 이 파일럿의 검수 항목을 네 줄로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난 분기 회의록 가운데 개인정보를 지운 30건을 넣었을 때, 30건 모두 요약과 후속 할 일 목록이 만들어진다.
  2. 할 일마다 붙는 거래처 이름과 할 일 구분이 사전에 합의한 거래처 목록과 구분표(4종)의 이름으로만 나온다.
  3. 할 일 목록은 담당자 확인 화면에 머물고, 사람이 승인하기 전에는 사내 메신저로 배포되지 않는다.
  4. 공급사가 설정 방법과 수정 절차를 적은 문서를 넘기고, 우리 쪽 담당자 계정으로 같은 결과가 재현된다.

30건과 4종은 가상 예시의 숫자입니다. 몇 건을 넣을지는 검수자가 이틀 안에 한 건씩 확인할 수 있는 양에서 정하고, 할 일 구분은 영업팀이 지금 실제로 쓰는 구분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파일럿을 위해 새 구분을 만들면 검수보다 구분 합의가 먼저 길어집니다.

넷째 항목이 빠지면 파일럿 결과물은 공급사 계정 안에만 남습니다. 새해에 판정하려고 다시 열었을 때 우리 손으로 돌려 볼 수 없다면, 검수를 통과했어도 받은 것이 없는 셈입니다.

검수자의 이름과 휴가 일정도 계약 전에 확인합니다. 12월 셋째 주에 연차를 쓰는 사람을 검수자로 적으면, 결과물이 제때 와도 서명이 해를 넘깁니다. 대리 검수자를 한 명 더 적어 두면 이 위험이 줄어듭니다.

검수 주간 5일은 어떻게 나눠 쓰나요?

5일을 한 번 확인하고 서명하는 기간으로 보면 모자랍니다. 보완 요청이 한 번 오간다는 전제로 나눠야 12월 18일 서명이 지켜집니다.

가상 일정에서 첫 이틀(12월 14~15일)은 시험 입력 30건을 우리 쪽 계정으로 돌리고 결과를 한 건씩 기록하는 날입니다. 셋째 날에 기준표와 어긋난 건을 모아 공급사에 보완을 요청하고, 넷째 날에 고친 결과를 다시 돌립니다. 다섯째 날은 서명과 청구 요청만 남겨 둡니다. 셋째 날 보완 요청이 공급사에 넘어간 뒤 하루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서명일이 밀리므로, 보완 회신 기한은 계약서에 날짜로 적어 둡니다.

이 5일 동안 검수자는 다른 연말 업무와 시간을 나눠 써야 합니다. 하루 두세 시간을 검수에 비워 둘 수 있는지 미리 물어 두지 않으면, 결과물이 도착한 날부터 확인이 밀리기 시작합니다.

남은 근무일에 맞춰 파일럿 범위는 어떻게 좁히나요?

검수 항목 네 줄을 먼저 쓰고, 그 네 줄을 20일 안에 만들 수 있는 범위까지만 계약합니다. 범위를 정한 뒤 검수 항목을 맞추면 순서가 뒤집혀, 남은 날짜로는 확인할 수 없는 항목이 계약서에 남습니다.

좁히는 기준은 셋입니다.

  • 업무는 하나: 회의록 정리와 재고 보고를 한 파일럿에 묶으면 검수 항목이 두 벌이 되고, 검수자도 두 부서에서 나와야 합니다.
  • 사내 시스템 연결은 읽기부터: 사내 시스템에 값을 써 넣는 연결은 권한 검토가 한 단계 더 붙습니다. 연내 파일럿은 조회만 하는 연결로 두고, 쓰기 연결은 본도입 범위로 넘기는 편이 날짜를 지키기 쉽습니다.
  • 자료는 기간을 잘라서: 3년 치 자료 대신 한 분기 치를 넘기면 보안 검토와 정리 기간이 함께 줄어듭니다.

범위를 좁히면 견적도 달라집니다. 연동할 시스템이 하나 줄고 넘길 자료가 한 분기로 줄면 공급사가 들이는 작업이 줄기 때문에, 좁힌 범위로 견적을 다시 받아야 비교가 맞습니다. 처음 받은 견적을 그대로 두고 범위만 줄이면, 줄인 만큼의 금액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남는 예산이 좁힌 범위의 견적보다 크더라도, 남는 만큼 범위를 다시 넓히는 방향은 권하지 않습니다. 날짜 안에 검수할 수 없는 범위를 계약하면, 남은 돈을 쓰는 대신 검수하지 못한 결과물과 해를 넘긴 청구서가 남습니다.

파일럿 대금은 한 번에 치르나요, 나눠 치르나요?

계약마다 다르고, 어느 쪽이든 역산의 기준은 마지막으로 나가는 돈입니다. 검수를 마친 뒤 한 번에 치르는 계약이라면 앞의 가상 일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계약서가 대금을 둘로 나눠, 착수할 때 일부를 먼저 치르고 나머지를 검수 뒤에 치르게 정해 두는 방식이 있습니다. 먼저 치르는 돈을 착수금, 나중에 치르는 돈을 잔금이라고 부르는데, 착수금이 나갔다고 해서 연내 집행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잔금이 검수에 묶여 있다면 잔금 지급일이 연말 마감 안에 들어오는지를 똑같이 세야 합니다.

착수금 비율이 높을수록 검수가 밀렸을 때 우리 쪽이 쥔 조건이 약해집니다. 연말에 서둘러 맺는 계약일수록 착수금 비율과 잔금 조건을 결재선이 한 번 더 보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일정이 밀리면 어떤 선택지가 있나요?

11월 말쯤 착수가 일주일 늦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때 고를 수 있는 길은 넷이고, 넷째는 권하지 않습니다.

선택지연내에 나가는 돈남는 위험먼저 확인할 곳
① 범위를 줄여 검수일을 지킨다줄인 범위만큼줄인 범위로 새해 판정이 가능한지현업 검수자
② 단계를 나눠 1단계만 연내에 검수·지급한다1단계 대금2단계 예산을 새해에 다시 확보해야 함재무팀·결재선
③ 연내 집행을 접고 새해 예산으로 옮긴다없음올해 잔액이 소멸될 수 있음재무팀(이월 규정)
④ 검수를 서류로만 끝내고 먼저 지급한다전액받지 않은 결과물에 대금을 치른 기록이 남음권하지 않음

①과 ②는 둘 다 검수 날짜를 지키는 방식입니다. ①은 계약 하나 안에서 약속을 줄이고, ②는 처음부터 계약을 두 단계로 나눠 1단계 결과물과 대금을 따로 적습니다. 단계를 나누려면 계약 전에 합의해야 하므로, 일정이 빠듯해 보이면 처음 계약할 때부터 ②의 구조로 적어 두면 11월에 계약서를 다시 열 일이 줄어듭니다.

앞의 회의록 가상 예시로 나눠 보면, 1단계는 요약과 할 일 목록까지만 만들고 검수 항목 1·2·4번으로 연내에 검수합니다. 승인 화면과 메신저 배포는 2단계로 옮겨 새해 예산으로 계약합니다. 1단계만으로도 새해 판정에 쓸 할 일 목록이 남으므로, 올해 쓴 돈이 다음 결정의 재료로 이어집니다.

③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받을 수 없는 날짜에 결과물을 받기로 하는 계약보다는 나은 선택입니다. 올해 잔액이 사라지는 손실은 금액이 정해져 있지만, 검수하지 못한 계약은 새해에 공급사와 무엇을 받았는지부터 다시 다퉈야 해서 비용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해를 넘긴 파일럿을 새해 본예산에 올릴 때는 AI 에이전트 예산을 편성하고 승인받는 순서를 따라 요구서를 준비하시면 심의 일정과 어긋나지 않습니다.

검수를 서류로만 끝내고 먼저 지급하면 무엇이 남나요?

결과물을 받기 전에 「받았다」고 서명한 문서가 남습니다. 연말 일정에 쫓겨 이 길을 고르면, 올해 예산은 쓴 것으로 처리되지만 새해에 결과물이 약속과 다르게 와도 이미 검수를 마친 상태가 됩니다.

공급사와의 관계도 불리해집니다. 대금을 모두 치른 뒤에는 모자란 부분을 고쳐 달라고 요청할 때 쓸 수 있는 조건이 줄어듭니다. 하자 보수 조항(결과물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급사가 고쳐 주는 기간과 방법을 정한 조항)이 있더라도, 그 기간을 언제부터 세는지는 계약서 문면이 정합니다. 검수일을 기산점으로 적은 계약이라면 서류상 검수일부터 기간이 흐르므로, 서명 전에 그 문면을 확인해 둡니다.

회사 안에서의 부담도 있습니다. 검수일과 실제 납품일이 다르다는 사실이 나중에 내부 감사나 외부 감사에서 확인되면, 그 서명을 한 담당자가 설명해야 합니다. 이 방식이 사내 규정이나 회계 기준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는 회사마다 다르므로 회계 담당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일정의 위험이지 회계 판단이 아닙니다.

연내에 검수한 파일럿은 새해 판정 때까지 어떻게 살려 두나요?

계약서에 판정 기간 동안의 유지 조건을 따로 적습니다. 연내 검수를 마친 파일럿은 1~2월에 실제 업무에 붙여 효과를 봐야 하는데, 계약 기간이 12월 31일에 끝나면 그 사이에 환경이 닫힐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서 볼 항목은 셋입니다. 파일럿 환경과 우리 쪽 계정이 언제까지 열려 있는지, 그 기간에 추가 비용이 드는지, 판정 기간에 문의가 생기면 공급사가 어떤 방식으로 답하는지입니다. 구독형 도구로 파일럿을 했다면 체험 기간이나 월 구독이 끝나는 날짜도 함께 봅니다.

판정 기간의 유지 비용은 파일럿 대금과 따로 적어 두어야 새해 예산에서 빠뜨리지 않습니다.

유지 기간을 적지 않은 계약에서는 12월에 검수를 무사히 마치고도 1월에 판정할 대상이 사라집니다. 연말 일정에 맞추다 보면 판정 기간은 계약서 뒤쪽으로 밀리기 쉬우니, 유지 조건을 검수 항목 바로 아래에 붙여 적습니다.

회계 연도가 12월에 끝나지 않는 회사는 어떻게 세나요?

세는 방식은 같고, 마감선의 날짜만 바뀝니다. 3월에 회계 연도를 닫는 회사라면 연내 지급 결재 마감이 3월 하순으로 옮겨 가고, 나머지 칸은 거기서 똑같이 한 칸씩 앞으로 당겨집니다.

다만 12월 결산 회사와 달리 연말연시 휴무와 설 연휴가 계약·착수 구간에 끼어듭니다. 공급사와 우리 쪽 담당자가 동시에 쉬는 날을 근무일에서 빼고 세야 수행 기간이 부풀지 않습니다.

올해 집행을 접어야 할 신호는 무엇인가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연내 집행을 접고 새해 예산으로 옮기는 쪽을 검토할 만합니다.

  • 검수자로 적을 사람이 12월 셋째 주에 자리에 없고, 대신할 사람도 정하지 못했다.
  • 파일럿에 쓸 자료를 공급사에 넘기는 보안 검토가 11월 안에 끝날지 알 수 없다.
  • 검수 항목을 예·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문장으로 쓰지 못했다.

세 번째가 가장 무겁습니다. 검수 문장을 쓰지 못했다는 것은 이 파일럿에서 무엇을 받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뜻이고, 그 상태로 계약하면 날짜와 상관없이 검수가 막힙니다. 받을 것을 먼저 정하는 과정을 POC 착수 전에 성공 기준을 적는 법이 따로 다룹니다.

네 부서에 물어 확인한 서류 기간, 검수 항목 초안, 좁힌 범위는 새해 계약에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습니다. 1월 착수라면 같은 준비로 날짜에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결재선에는 이 일정을 어떻게 올리나요?

품의서에 금액과 공급사만 적지 말고, 거꾸로 센 날짜 네 개와 밀렸을 때의 대안을 함께 올립니다. 연말에는 결재자가 휴가로 자리를 비우는 날이 생길 수 있어, 일정이 밀린 뒤에 대안을 새로 결재받을 시간이 남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품의서에 넣을 줄은 다섯 개면 충분합니다. 계약일·착수일·납품일·검수 완료일, 검수자와 대리 검수자, 연내 지급 결재 마감일, 납품이 며칠 이상 밀리면 선택지 ①·②·③ 가운데 무엇으로 갈지, 그리고 그 판단을 누가 내릴지입니다.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12월 둘째 주에 납품이 사흘 늦어졌을 때 범위를 줄일지, 연내 집행을 접을지를 담당자 선에서 곧바로 고를 수 있다면 검수 주간을 잃지 않습니다. 매번 결재를 새로 올려야 한다면 그 결재를 기다리는 동안 검수 주간이 지나갑니다.

검수 일정을 지키려면 공급사에 무엇을 물어야 하나요?

「언제 착수할 수 있나요」 대신 날짜 네 개를 되묻습니다.

  1. 착수하려면 우리 쪽에서 무엇을 언제까지 넘겨야 하나요? (자료, 접속 계정, 담당자)
  2. 검수를 요청할 수 있는 날, 즉 납품일은 언제인가요?
  3. 검수에서 고칠 점이 나오면 다시 넘기는 데 며칠이 걸리나요?
  4. 청구서와 세금계산서는 검수 확인서를 받은 뒤 며칠 안에 보낼 수 있나요?

네 답을 결산 마감에서 거꾸로 센 우리 쪽 날짜표에 올려 보면, 어느 공급사의 일정이 12월 18일 검수를 지킬 수 있는지 비교가 됩니다. 셋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공급사는 한 번에 통과한다는 전제로 일정을 짰을 수 있으니, 여유를 따로 둬야 합니다. 공급사 쪽에도 연말 휴무가 있으므로, 12월 넷째 주에 청구 서류를 처리할 담당자가 근무하는지까지 함께 물어 둡니다.

가상 예로 세 공급사의 답을 앞의 날짜표에 올려 보겠습니다(가상 시나리오, 실제 업체 아님). 검수일 수는 본표와 같이 납품일을 빼고 12월 18일(금)까지 근무일로 셌고, 청구 서류 날수는 검수 서명 다음 근무일부터 셌습니다.

공급사납품일검수에 쓸 근무일보완 회신청구 서류청구 도착12월 21일 접수 마감
첫째12월 11일(금)5일(12/14~18)1일1일12월 21일(월)안에 들어옴
둘째12월 11일(금)5일(12/14~18)1일2일12월 22일(화)하루 모자람
셋째12월 16일(수)2일(12/17~18)「상황에 따라」1일서명이 18일을 넘기면 22일 이후보완 한 번이면 모자람

셋째 공급사는 검수에 쓸 날이 이틀뿐이라, 보완이 한 번 오가면 서명이 18일을 넘기고 청구도 따라 밀립니다. 둘째 공급사는 납품일이 첫째와 같은데도 청구 서류 하루 차이로 마감을 놓칩니다. 이 경우 청구 서류를 검수 주간 안에 미리 준비해 서명 다음 날 보내 달라고 계약서에 적으면 첫째와 같은 줄로 옮겨 올 수 있습니다.

하마다랩스의 도입 문의에서는 이 역산표를 귀사의 결산 마감일과 사내 지급 일정에 맞춰 함께 채웁니다. 상담이 끝나면 연내 검수가 되는 일정인지, 되지 않는다면 선택지 ① 범위 축소, ② 단계 분할, ③ 새해 예산으로 옮기기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가 한 장의 일정표로 남습니다. 비용은 범위가 정해진 뒤 견적으로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12월에 계약하고 착수는 1월에 하면 올해 예산으로 처리되나요?

계약만으로 올해 비용이 되는지는 회사 회계 정책과 감사인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대금을 언제 지급할 수 있는지와 그 비용을 어느 해에 넣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라, 두 가지를 모두 재무 담당에게 확인한 뒤 계약 날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공급사가 12월 초에 세금계산서를 먼저 발행하겠다고 하면 받아도 되나요?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은 세법상 공급 시기(세법이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때)와 연결돼 있어 공급사와 우리 회사 양쪽의 세무 판단이 필요합니다. 검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받는 것이 괜찮은지는 세무 담당과 확인하고, 계약서의 청구 조건과도 어긋나지 않는지 함께 보세요.

검수에서 불합격이 나오면 대금은 어떻게 되나요?

계약서에 적은 대로 갑니다. 그래서 계약 단계에서 불합격 시 보완 기한, 보완 뒤 재검수 횟수, 끝내 통과하지 못했을 때의 대금 처리를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연말에 협의부터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남은 예산으로 1년 치 구독료를 미리 결제하는 방식은 어떤가요?

연내 지급은 쉬워지지만, 파일럿을 해 보지 않은 도구에 1년을 먼저 거는 셈이 됩니다. 중간 해지와 환불 조건이 계약서에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선결제한 비용을 어느 해에 넣는지는 회계 담당의 판단을 받으세요.

무료 POC라면 이런 일정 역산이 필요 없나요?

대금이 없으니 지급 마감은 사라집니다. 대신 자료를 넘기는 보안 검토와 결과를 확인할 검수자의 시간은 그대로 듭니다. 무료로 받은 결과물을 새해 판정에 쓰려면, 우리 쪽 계정에서 재현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는 유료 파일럿과 똑같이 필요합니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도 같은 방식으로 세면 되나요?

순서는 같지만 맨 위 줄의 날짜를 정하는 문서가 다릅니다. 기관마다 회계 연도 마감 전 집행 일정이나 계약 담당 부서의 연말 처리 지침을 따로 두므로, 그 문서에 적힌 계약·검사·지급 마감일을 역산표 첫 줄에 넣고 세세요. 지침의 이름과 날짜는 기관 계약 담당 부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8조(대가의 지급) — 검사 완료 뒤 계약상대자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 지급, 당사자 합의로 5일을 넘지 않는 범위의 기한 연장 특약 가능, 기간 산정 시 공휴일·토요일 제외(시행 2026-06-03, 대통령령 제36338호, 2026-10-01 확인): https://www.law.go.kr/법령/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시행령/제58조

작성자

김범수 — 하마다랩스 온라인 마케팅 담당입니다. AI 에이전트 도입 비용과 예산 편성을 실무 순서로 정리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회계·세무 판단은 각 회사 담당 부서의 확인을 전제로 씁니다. 회사 소개: https://www.hamada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