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POC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착수 전에 정할 것

AI 에이전트 무료 POC 제안을 받았다면 신청서보다 먼저 적을 문장이 있습니다.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무엇으로 측정·누가 판정, 세 항목을 착수 전에 적는 이유와 한 칸이 비었을 때 2주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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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POC를 낭비하지 않으려면 착수 전에 정할 것

AI 에이전트 무료 POC는 신청 버튼이 아니라 성공 기준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되게 할지, 무엇으로 잴지, 누가 판정할지를 착수 전에 적어 두면 2주가 값을 남기고, 비워 두면 같은 2주가 인상만 남깁니다.

투자 심사가 중간까지 온 상태에서 다음 미팅 날짜가 잡힙니다. 그 자리에서 AI를 붙인 화면을 보고 싶다는 말이 나왔고, 남은 기간은 2주입니다.

붙일 사람이 안에는 없습니다.

대표와 기술 총괄이 제품을 만들고 있고 둘 다 이번 달 일정이 이미 차 있으니, 밖에서 도움을 받는 쪽으로 방향이 잡힙니다. 공급사 몇 곳에 문의를 넣으면 답이 빠르게 옵니다. 검증 단계는 비용을 받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회신이 세 곳에서 돌아오죠.

여기서 다음 물음은 대개 어디가 더 잘하느냐가 됩니다. 그런데 세 곳 모두 2주 뒤에 돌아가는 화면 하나는 만들어 옵니다. 화면이 나온 다음에 그것으로 무엇을 결정할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세 화면을 나란히 놓고도 고를 근거가 없습니다.

2주라는 기간도 약속된 소요가 아닙니다. 투자 미팅 날짜에서 거꾸로 잡힌 구간일 뿐이라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아직 아무도 정하지 않은 상태죠.

2주를 받았을 때 먼저 적을 것은 무엇인가요?

성공 기준입니다. 신청서의 빈칸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착수 회의에 들고 갈 문장을 우리 쪽에서 먼저 쓰는 일이죠.

그 문장은 세 항목으로 이루어집니다.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되게 할 것인가, 그것을 무엇으로 잴 것인가, 그리고 다 만든 뒤에 누가 판정할 것인가.

세 항목은 각각 다른 물음에 답합니다. 첫째는 만들 대상을 고정하고, 둘째는 끝났을 때 손에 남을 값을 정하며, 셋째는 그 값을 읽고 다음 결정을 내릴 사람을 지정합니다. 셋이 함께 있어야 2주가 하나의 실험이 되고, 하나라도 비면 2주는 실험이 아니라 제작 기간이 됩니다.

AI 에이전트 무료 POC의 성공 기준은 세 칸으로 적습니다

세 항목을 표로 정리하면 착수 회의에 그대로 들고 갈 수 있습니다. 오른쪽 두 열은 각 칸을 비워 둔 채 시작했을 때 벌어지는 일과, 종료 뒤에 그 칸을 되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빈칸을 언제 알아채는지를 적은 것입니다.

적어야 할 것비운 채 시작하면 2주 동안 벌어지는 일종료 뒤 되찾기 · 빈칸을 알아채는 시점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탐색형이면 알아낼 것)만드는 대상이 회의 때마다 옮겨 다닌다불가 — 손에 남은 것이 흩어져 있어 되짚을 대상 자체가 없다. 빈칸은 첫 회의에서 바로 드러난다
무엇으로 측정화면은 쌓이는데 세어 둔 값이 없다절반 — 도구가 자동으로 남긴 값은 나오고, 사람 쪽 값은 없다. 빈칸은 값을 세려 할 때 드러난다
누가 판정판정이 없어지지 않고 만든 쪽으로 넘어간다가능하나 늦다 — 회의를 다시 잡을 무렵엔 결론이 이미 굳어 있다. 빈칸은 종료 뒤에야 드러난다

이 표에서 곧바로 읽히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세 칸의 무게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죠.

첫 칸이 비면 나머지 둘을 아무리 잘 채워 놓아도 쓸 데가 없습니다. 잴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으니까요. 반대로 셋째 칸이 비면 나머지 둘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만 그 값을 읽는 사람이 우리가 아니게 되죠.

그래서 하나만 적고 시작할 수 있다면 첫 칸이고, 하나도 놓치면 안 되는 칸은 셋째입니다. 앞의 두 칸은 비어 있다는 사실이 2주 안에 드러나 손볼 틈이라도 있는데, 셋째 칸만 끝난 뒤에 드러나거든요.

순서를 세워 놓고 나면 반대쪽에서 한 번 물어볼 만합니다. 정말 세 칸이 다 있어야 하는가. 항목마다 없어도 되는 경우가 하나씩 있고, 그 경우를 미리 알아 두면 빈칸을 억지로 메우는 데 시간을 쓰지 않게 됩니다.

첫째,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되게 할 것인가?

대상 업무 하나와 도달 수준 하나를 같은 문장에 적습니다. 업무만 적으면 범위가 열려 있고, 수준만 적으면 무엇에 대한 수준인지가 흐려집니다.

수준은 숫자여도 되고 문장이어도 됩니다. 들어온 문의 메일에서 회사명·요청 품목·희망 납기를 뽑아 영업 시스템에 넣는 것까지, 열 건 중 여덟 건은 사람이 손대지 않고 통과하는 정도. 이 정도로 적으면 2주 뒤에 됐는지 안 됐는지를 놓고 다툴 여지가 줄어듭니다.

투자자 데모가 목적이라면 도달 수준을 그 자리에서 보여 줄 화면 기준으로 적는 편이 낫습니다. 심사역 앞에서 실제 메일을 하나 넣어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가 데모라면, 그 경로에 필요한 것만 수준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2주 밖으로 나갑니다.

수준을 낮춰 잡는 것을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열 건 중 여덟 건이 부담스러우면 다섯 건으로 적어도 판정은 성립하고, 오히려 낮게 잡은 수준을 넘겼을 때 다음 구간의 목표가 실측 위에서 정해집니다. 높게 잡아 놓고 미달로 끝나면 남는 것은 못 미쳤다는 문장 하나뿐이라, 다음에 무엇을 손댈지가 그 문장에서 나오지 않죠. 2주짜리 실험에서 얻을 것은 합격 도장이 아니라 다음 눈금입니다.

범위를 어디까지로 적느냐가 견적과 일정을 정하는 구조는 도입 견적이 회사마다 갈리는 이유 쪽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POC 단계에서는 그 범위가 금액이 아니라 2주라는 시간을 나누는 자로 쓰인다는 점이 다릅니다.

수준을 아직 못 정하는 POC는 어떻게 적나요?

여기서 이 항목에 반례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이 되는지를 알아보려고 하는 POC라면 도달 수준을 미리 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 데이터로 이런 종류의 판단이 가능한지 자체가 물음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때 수준을 억지로 적으면 그 숫자가 실험 설계를 왜곡하죠.

그래서 이런 POC는 도달 수준 대신 알아낼 것을 적습니다. 2주가 끝났을 때 무엇을 알게 되면 이 실험이 끝난 것인가. 예를 들어 손으로 쓴 거래명세서 100장을 넣어 어느 항목이 읽히고 어느 항목이 안 읽히는지의 목록을 얻는 것까지, 이렇게 적으면 됩니다.

빈칸과 다른 점은 종료 조건이 있다는 것입니다. 알아낼 것이 적혀 있으면 2주 뒤에 그 목록이 손에 있는지 없는지로 판정이 되고, 목록이 나오면 다음 POC의 도달 수준은 그 목록에서 나옵니다.

둘째, 무엇으로 재는지를 왜 착수 전에 정하나요?

재는 방법이 정해져야 2주 동안 세어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값은 끝난 뒤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행하는 동안 쌓이는 것이라서요.

POC 구간에서 세어 둘 만한 값은 많지 않습니다. 넣은 건수와 통과한 건수, 사람이 손을 댄 건수와 그때 걸린 시간, 그리고 결과가 틀렸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정도면 판정에는 충분합니다.

재는 방법에는 누가 어디에 적는지까지 들어갑니다. 기록을 맡은 사람이 매일 두 줄씩 적을 표 한 장이면 되고, 두 사람뿐인 조직이라면 그 자리도 둘 중 하나에게 붙습니다. 이 표가 없으면 2주 뒤에 기억으로 채우게 되고 기억은 잘된 쪽으로 기웁니다.

값을 고를 때는 개수를 늘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다섯 개를 정해 매일 적은 표가 스무 개를 정해 놓고 절반이 빈 표보다 판정에 쓸모가 있고, 2주는 지표 체계를 시험해 볼 만큼 길지 않으니까요. 넣은 건수와 통과 건수만 정확해도 나머지 값은 그 둘 위에 얹어 계산되는 것이 많습니다.

빠뜨리기 쉬운 값이 하나 있습니다.

결과가 틀렸다는 것을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입니다. 우리 쪽에서 먼저 찾아낸 경우와 현업에서 되돌아온 경우는 같은 오류 건수라도 본도입 뒤에 드는 손이 다르거든요.

도입 뒤 시점을 나눠 무엇을 재는지는 성과 지표를 시점별로 세우는 법에 단계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POC 구간은 그 흐름에서 가장 앞 토막이고, 여기서 세어 둔 값이 나중에 기준선 자리에 들어갑니다.

2주가 끝난 뒤에 되찾을 수 있는 값과 없는 값

둘째 칸을 비운 채 시작해도 종료 뒤에 로그를 뒤지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도구가 자동으로 남기는 값은 나중에도 확인됩니다. 언제 돌았고 어느 계정으로 돌았는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몇 건을 처리했는지는 대개 설정과 무관하게 남으니까요.

되찾을 수 없는 것은 사람 쪽에서 나오는 값입니다. 우리 쪽에서 결과를 확인하느라 쓴 시간, 이상한 결과를 발견하고 되돌린 횟수, 현업이 못 미더워 따로 다시 확인한 횟수는 어느 로그에도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본도입 뒤 실제 부담을 결정하는 것은 대개 이쪽 값이죠.

파일럿이라면 뒤늦게 몇 주를 붙여 다시 재 볼 수 있습니다. 2주짜리 POC에는 그 여유가 없습니다. 투자 미팅 날짜가 이미 잡혀 있는 일정에서 재관측을 붙이면 그것은 POC가 아니라 다음 POC가 되니까요.

셋째, 판정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었나요?

셋째 칸에는 사람 이름만 적는 것이 아닙니다. 판정할 사람과 판정할 날짜, 그리고 그 사람이 그날 읽을 문장까지가 한 칸에 들어갑니다.

읽을 문장은 첫 칸과 둘째 칸에서 그대로 나옵니다. 열 건 중 여덟 건이 사람 손 없이 통과했는가, 손을 댄 두 건에서 걸린 시간이 원래 걸리던 시간보다 짧은가. 이 문장을 착수 전에 써 두면 2주 뒤 회의는 값을 읽는 자리가 되고, 써 두지 않으면 기준을 만드는 자리가 됩니다.

판정 날짜는 종료일과 붙여 둡니다. 며칠만 떨어져도 그사이에 다른 안건이 들어오고, 판정은 다음 주로 밀리다가 어느 순간 그냥 다들 좋았다고 말하는 상태로 굳습니다.

판정자를 비워 두면 실제로 누가 판정하나요?

만든 쪽이 합니다. 판정 자리가 비어 있어도 2주 뒤에는 누군가 결론을 말해야 하고, 그 시점에 값을 가장 많이 쥐고 있는 사람이 공급사 담당자거든요.

종료 보고서를 공급사가 쓰면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도 그 문서에서 정해집니다. 나쁜 뜻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기준이 없으면 만든 사람의 기준이 기본값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받지 않는 형태에서는 이 쏠림이 조금 더 강해집니다. 값을 치르지 않았으니 요구하기가 어색해지고, 계약서 대신 메일로 오간 합의만 남아 있어 근거로 삼을 문장이 얇아지죠.

투자 일정이 걸려 있으면 쏠림은 한 겹 더해집니다. 미팅 날짜는 미룰 수 없고 손에 있는 것은 그 화면 하나뿐이니, 아직 못 본 항목이 있어도 일단 들고 나가는 쪽으로 결정이 기울죠. 확인하지 않은 영역에 질문이 들어오면 답할 말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것이 이 구조가 치르는 대가죠.

착수 회의에서는 판정 문장을 우리가 쓰지 않겠다고 먼저 말해 둡니다. 우리가 쓴 기준으로 우리가 만든 결과를 판정하면 그 결론은 다음 회의에서 한 번 더 뒤집히고, 뒤집히는 자리는 대개 계약 직전이라 양쪽 다 손해가 크니까요. 저는 POC를 제안하는 쪽에 서 있으니, 이 말은 결론을 쥘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는 셈입니다.

창업 초기 조직에서는 판정할 사람과 실행할 사람이 같은 한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이름을 적는 일이 형식처럼 보이죠.

그런 경우에도 판정 문장은 따로 적어 둘 값이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쓰더라도 착수 전에 쓴 문장과 종료 후에 쓴 문장은 다르게 나오고, 투자자 앞에서 근거로 내밀 수 있는 것은 앞쪽이니까요.

우리가 검증한 모델이 본도입 때도 그대로 있나요?

성공 기준 문장에 한 가지를 더 붙이면 이 물음에 답할 수 있습니다. 어느 모델로 낸 값인가를 날짜와 함께 적는 것이죠.

모델은 은퇴합니다. 오픈AI는 그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눠 공지하는데, 은퇴 절차가 시작됐다는 발표(deprecation)가 있고 실제로 접근이 끊기는 시점(shutdown)이 따로 있습니다. 안전이나 규정 문제로 일정을 앞당겨야 하는 경우를 빼면, 일반에 공개된 모델은 은퇴까지 최소 6개월의 사전 고지 기간을 둔다고 밝히고 있죠.

두 시점이 갈라져 있다는 사실이 POC 값의 유효 기간을 정합니다. 지난달에 낸 값이라도 그 모델이 이미 은퇴 발표 상태였다면, 본도입 논의가 길어지는 사이 그 값의 근거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착수 전 합의문에 모델 이름과 버전, 확인한 날짜를 적어 둡니다. 넉 달 뒤 계약 자리에서 같은 성능이 나오느냐는 물음이 나왔을 때, 그때 무엇 위에서 잰 값인지가 적혀 있으면 다시 재야 할 범위가 좁아집니다.

한 줄을 더 적어 두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업무를 다른 모델로 바꿔 돌려 본 적이 있는지, 있다면 결과가 어떻게 달랐는지죠. 2주 안에 두 모델을 다 시험할 여유는 대개 없지만, 공급사가 예전에 해 본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은 물어보는 것만으로 얻어집니다.

이름표만 보고는 공급업체를 가릴 수 없습니다

POC가 값싼 판별 수단이 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에이전틱 AI를 앞세운 회사는 빠르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가트너가 2027년 말까지의 취소 전망을 담아 2025년 6월에 낸 자료에서, 실제 공급업체의 수는 130곳 안팎으로 잡혔습니다.

같은 말을 내건 회사가 그보다 훨씬 많은 시장에서, 자료만 읽어서는 어느 쪽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2주 동안 우리 데이터를 넣어 보는 일은 그 판별을 실물로 하는 가장 싼 방법이죠.

다만 이 판별 기능은 성공 기준이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잘 만든 데모 화면과 우리 환경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것을 구분할 수 없고, 준비된 화면을 잘 만드는 일은 안쪽 바깥쪽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세 곳에 같은 성공 기준 문장을 보내면 답의 모양에서 이미 정보가 나옵니다. 데이터 형식과 접근 권한을 되묻는 곳, 수준을 낮춰 다시 제안하는 곳, 그대로 하겠다는 곳. 어느 답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되묻는 항목의 종류가 그 회사가 어디까지 해 봤는지를 보여 줍니다.

어떤 항목을 되물었는지는 그때그때 적어 두면 나중에 쓰입니다. 계정 발급 기간을 먼저 확인하는 곳과 예외 형식의 비율을 묻는 곳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시간을 써 본 쪽일 가능성이 높고, 어느 쪽이 우리 상황과 가까운지는 그 목록을 놓고 보면 짐작이 됩니다.

2주로는 볼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POC를 권하는 쪽에서 먼저 적어야 할 목록이 있습니다. 2주 안에는 확인되지 않는 것들이죠.

  • 담당자를 바꿔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한 사람이 2주 내내 돌린 기록으로는 절차가 문서에 있는지 머릿속에 있는지를 가를 수 없습니다.
  • 물량이 늘 때 건당 비용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물량 구간이 하나뿐인 기간에서는 이 값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 드물게 오는 예외 처리. 월말에만 오는 형식, 분기에 한 번 있는 예외는 2주 안에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 반년 뒤의 유지 부담. 연동한 시스템의 화면이 바뀌거나 담당자가 교체될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납니다.

이 넷을 목록으로 적어 두는 데는 다른 쓸모가 있습니다. 2주가 잘 끝났을 때 그 결과가 어디까지를 증명하는지를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영역까지 보증하는 것처럼 읽히거든요.

네 항목 가운데 앞의 둘은 기간을 늘리면 채워지고, 뒤의 둘은 늘려도 안 채워집니다. 담당자를 바꿔 보는 일과 물량을 올려 보는 일은 며칠만 더 있으면 되지만, 분기에 한 번 오는 예외와 반년 뒤의 유지 부담은 달력이 지나가야 나타나니까요. 그래서 뒤의 둘은 POC가 아니라 본도입 첫 분기의 관찰 항목으로 넘겨 적습니다.

투자자 앞에서도 이 목록은 약점이 아닙니다. 미확인 영역을 적어 두지 않으면 그쪽으로 물음이 들어왔을 때 내놓을 말이 없는데, 목록이 있으면 어디까지 봤고 어디부터 안 봤는지를 그 자리에서 그대로 답할 수 있습니다.

POC를 지금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

착수 시점을 미루는 편이 나은 상황이 있습니다. 착수 회의에서 성공 기준을 적어 내려가다 멈추는 자리를 모아 보면 아래 네 경우가 반복됩니다.

만들 것이 이미 정해져 있고 금액만 확인하면 되는 경우. 이때 필요한 것은 검증이 아니라 제안 요청이고, POC를 붙이면 결정만 2주 늦춰집니다.

대상 업무의 데이터가 아직 모이지 않은 경우. 넣어 볼 것이 없으면 2주 동안 만드는 것은 데이터를 가정한 화면이 되고, 그 화면은 실제 데이터가 들어오는 순간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법무나 보안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 검토 결과에 따라 데이터를 밖으로 낼 수 있는지가 갈리므로, 순서를 바꾸면 2주 결과가 통째로 쓸모없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가 규칙형인 경우. 조건이 명확하고 예외가 적은 일이라면 AI 에이전트와 RPA 가운데 무엇을 고를지를 먼저 가르는 편이 2주를 아낍니다.

성공 기준을 지금은 못 적겠다는 답이 돌아오면, 저는 그 주에 착수하지 않습니다. 적을 수 없는 이유가 대개 넷 중 하나이고, 그 이유를 찾는 데는 2주가 아니라 한 시간이면 되거든요.

신청서 칸에는 그러면 무엇을 옮겨 적나요?

공급사가 보내오는 신청 양식은 대개 회사 정보와 관심 분야, 희망 일정 정도를 묻습니다. 세 칸을 채워 둔 문서가 있으면 그 양식은 5분이면 끝나죠.

옮겨 적을 곳이 없는 항목은 첨부로 붙입니다. 대상 업무와 도달 수준, 판정 날짜는 양식의 자유 기재란에 두 줄로 요약하고 한 장짜리 문서를 함께 보내면, 첫 회신부터 대화의 층이 달라집니다.

양식에 없는 칸을 굳이 만들어 보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착수 회의에 들어가 보면, 도달 수준을 문장으로 받아 본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은 그 자리에서 다루는 항목부터 갈립니다. 수준을 받아 본 쪽에서는 우리 수준을 놓고 되묻거나 조정안을 꺼내는 일이 많고, 받지 못한 쪽은 표준 소개 자료를 훑는 데서 시작하기 쉽죠. 같은 2주를 쓰고도 첫 주가 소개로 지나가느냐 설계로 지나가느냐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다 채우면 어떤 모양이 되나요?

한 장을 다 채우면 이런 모양이 됩니다. 아래 여섯 줄은 설명을 위해 지어낸 가상 예시이며, 특정 고객사의 문서가 아닙니다.

  • 대상 업무 — 홈페이지 문의 메일에서 회사명·요청 품목·희망 납기를 뽑아 영업 시스템에 등록한다.
  • 도달 수준 — 최근 두 달 치 메일 100건을 넣었을 때 80건 이상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등록된다.
  • 세어 둘 값 — 넣은 건수, 통과 건수, 손댄 건수와 그때 걸린 시간, 오류를 먼저 발견한 쪽. 기록을 맡은 사람이 매일 퇴근 전에 두 줄 적는다.
  • 판정 — 종료 다음 날 오후, 대표가 그 표를 읽는다. 80건을 넘으면 유상 파일럿으로 넘어가고, 50건 아래면 대상 업무를 바꿔 다시 설계한다.
  • 이번에 확인하지 않는 것 — 담당자를 바꿨을 때의 재현성, 물량이 세 배로 늘었을 때의 건당 비용.
  • 값을 낸 환경 — 사용한 모델의 이름과 버전, 확인한 날짜.

길이는 A4 한 장을 넘지 않고, 적는 데 한 시간이면 됩니다. 공급사를 바꿔도 이 문서는 그대로 쓰이고요.

여기까지 오면 2주의 성격이 바뀌어 있습니다. 화면을 만드는 기간이 아니라 미리 적어 둔 문장에 값을 넣는 기간이 되니까요.

적어 둔 여섯 줄이 2주 안에 성립하는 설계인지 함께 짚어 볼 곳이 필요하시면, 도입 문의로 대상 업무와 남은 기간, 지금 가지고 계신 데이터의 형태를 보내 주세요. 지금은 착수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답이 나올 경우에도 그 이유를 함께 적어 회신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용을 받지 않고 진행하는 POC에도 문서를 남겨야 하나요?

금액이 없어도 주고받는 것은 있습니다. 우리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고 담당자의 시간이 들어가니까요. 한 장짜리 합의문에 데이터 처리 범위와 종료 후 처리 방식, 결과물의 사용 범위를 적어 두면 나중에 계약으로 이어질 때 그 문서가 그대로 앞단이 됩니다.

성공 기준을 공급사와 함께 적어도 되나요?

초안은 우리 쪽에서 쓰고 검토를 받는 순서를 권합니다. 함께 앉아 처음부터 쓰면 대개 만드는 쪽이 잴 수 있는 것 위주로 문장이 잡히거든요. 초안을 보낸 뒤 이 수준은 2주 안에 어렵다는 회신이 오면 그 회신 자체가 판단 재료가 됩니다.

투자자에게 보여 줄 데모와 사내 검증을 한 번에 해도 되나요?

목적이 둘이면 도달 수준도 둘이 됩니다. 데모는 정해진 경로 하나가 매끄럽게 돌아가면 되고 검증은 손대지 않은 입력이 들어와도 버티는지를 봐야 하는데, 2주에 둘을 다 넣으면 대개 앞쪽만 남습니다. 순서를 정해 앞의 2주는 데모, 다음 구간은 검증으로 나누는 편이 결과가 분명합니다.

우리 실제 데이터를 넣지 않고도 판단할 수 있나요?

일부는 가능합니다. 화면 흐름이나 사용성은 만들어 둔 표본으로도 보이니까요. 다만 넣어 봐야만 드러나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실제 자료의 형식이 얼마나 들쭉날쭉한지, 사람이 손으로 적은 항목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표본 데이터에서 사라져 있습니다.

2주 안에 결과가 안 나오면 연장하면 되지 않나요?

연장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미리 정해 둘 것은 연장의 조건이죠. 어떤 값이 안 나왔을 때 며칠을 더 쓰는지, 그 며칠 뒤에도 같은 상태라면 어떻게 하는지까지 정해 둡니다. 조건 없이 늘어나는 기간은 판정을 미루는 통로가 되고, 미뤄진 판정은 결국 인상으로 내려집니다.

여러 공급사와 POC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어떤가요?

같은 문서를 보낸다면 유용합니다. 문제는 우리 쪽 부담이라, 담당자 한 명이 세 곳의 회의와 데이터 전달을 같이 감당하면 어느 쪽도 제대로 못 봅니다. 동시에 간다면 둘까지로 두고, 셋 이상이면 서면 답변으로 한 차례 걸러 낸 뒤 실제 착수는 좁혀서 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자료

  • OpenAI 개발자 문서 “Deprecations”(모델 은퇴 안내) — 은퇴 절차 개시를 뜻하는 deprecation과 실제 접근 중단을 뜻하는 shutdown(sunset)의 구분, 일반 공개 모델에 적용되는 최소 6개월 사전 고지 기간, 이메일·문서를 통한 통지 방식. 확인일 2026년 8월 27일: https://developers.openai.com/api/docs/deprecations
  • 가트너(Gartner) 보도자료 “Gartner Predicts Over 40% of Agentic AI Projects Will Be Canceled by End of 2027” (배포 2025년 6월 25일) — 에이전틱 AI를 표방하는 곳 가운데 실제 공급업체 추정치 130곳 안팎: https://www.gartner.com/en/newsroom/press-releases/2025-06-25-gartner-predicts-over-40-percent-of-agentic-ai-projects-will-be-canceled-by-end-of-2027
  • 같은 발표를 다룬 2차 보도(확인일 2026년 8월 27일) — SDxCentral, “According to Gartner, the future isn’t actually agentic”: https://www.sdxcentral.com/news/according-to-gartner-the-future-isnt-actually-agentic/
  • 하마다랩스 윈디플로의 착수 전 검증 범위 합의 단계에 대한 1차 관찰(2026년 · 익명 · 건수 미집계) — 정리 주체 안효준. 서술한 범위는 셋입니다. ① 도달 수준을 문장으로 적기 전과 후에 착수 회의에서 다루는 항목이 달라지는 양상 ② 종료 보고서를 만든 쪽이 작성한 경우와 발주 측이 작성한 경우에 성공 판정 기준이 놓이는 위치 ③ 확인하지 않는 영역을 목록으로 밝힌 자리에서의 반응. 개별 고객사나 특정 경쟁사에 대한 서술이 아니며 집계 자료도 아닙니다
  • 하마다랩스가 제공하는 AI 서비스 제작(POC·MVP)과 맞춤형 에이전트 구축 서비스: https://www.hamadalabs.com/service/ai-agent
  • 연동 가능한 외부 시스템의 범위와 배포 형태는 윈디플로 플랫폼 소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hamadalabs.com/platform

작성자

안효준 — 하마다랩스 윈디플로 프로덕트 매니저. 착수 전에 무엇을 합의해 두어야 소규모 검증이 판단 재료가 되는지, 여러 솔루션을 같은 잣대에 올릴 때 무엇을 묻는지를 주로 다룹니다. 회사 소개: https://www.hamadalabs.com/